Name | 김현철 / 1집 Vol. 1 (180g 아이보리 컬러 Vinyl, Limited Edit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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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ce | 44,6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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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이 주도한 싸이키델릭 기반의 팝/록, 그리고 김민기로 대표되는 대학가의 포크 음악은 70년대 내내 한국 대중음악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독재자의 공포정치가 심화되기 시작한 70년대 중반부터 정권은 활력이 넘치던 심장을 의도적으로 마비시켰다. 대다수 록과 포크 음악들은 건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사망선고를 받았고, 신중현과 김민기 등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은 공연은 물론 새로운 음악을 발표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한국 음악의 암흑기가 지속되는 동안에도 산울림 같은 걸출한 밴드가 탄생했지만, 정부의 검열과 심의를 받아야 했던 라디오와 TV는 사랑을 노래하는 발라드나 성인가요, '건전한' 댄스 음악 정도만을 대중들에게 들려줄 수 있었다. 80년대 들어 새롭게 들어선 정권은 전보다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지만 검열은 여전했고, 기나긴 공백기를 가진 음악가들은 음악계를 떠났거나 혹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다. 스쿨 밴드들이 헤비메탈을 연주하기 시작하던 80년대 중반, 한국 음악에도 새로운 공기가 유입되기 시작하는데 그 새로운 흐름의 중심에 동아기획이라는 독립 레이블이 있었다. 전과는 다른 스타일로 곡을 만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들에게 이 회사는 당시 당대 가장 유능한 연주자들과 함께 마음껏 곡을 녹음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했고, TV 출연 없이도 성공을 거두는 음악가들이 탄생하기 시작하자 새로운 재능들이 이 곳에 모여 들었다.
88년 올림픽 유치의 영향이었을까, 여전히 정부의 영향력 하에 있었던 한국의 공중파 라디오들은 80년대부터 전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하기 시작하는데, 이 중에는 퓨전 재즈 음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이 청취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메이저 회사들의 음반을 발매하던 회사들이 재즈/ 퓨전 레코드들을 내놓기 시작하게 되고, 이 음악의 영향 하에서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정립한 음악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룹 "어떤날"을 결성한 조동익과 이병우도 그들 중 일부였는데, 거의 패턴화되어 있던 '가요' 음악에 퓨전 재즈 스타일의 연주와 편곡을 가미한 곡들이 나오게 되면서 해외 음악에만 몰입하던 청취자들이 국내 음악 레코드를 사고 공연장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시장은 커지기 시작했다.
'어떤날'의 음악을 무척 좋아했던 김현철은 80년대 후반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생 사이에서는 '스타'밴드였던 아침향기의 핵심이었다. 집에서 녹음한 데모테잎이 인근 레코드 가게에서 1,000개 넘게 팔릴 정도의 인기를 누렸고, 그렇게 판매된 테잎은 학생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재복사되고 있었다. 그런 김현철은 어떤날의 공연을 보고 나오던 길에 우연히 자신의 우상인 조동익을 만나게 되었는데, 처음 만난 조동익의 집 연락처를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큰 변곡점을 맞이하게 된다.
김현철이 자신을 매우 좋아하는 팬일 뿐 아니라 유능한 작곡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조동익은 주변 음악가들에게 그를 소개해주었고, 가수 박학기의 곡을 만들게 된 1989년, 박학기의 소속사였던 동아기획의 대표 김영은 김현철에게 현금 3천만원을 내밀며 전속 계약을 제의했다. 솔로음악가로서는 경력이 전무했던 대학 신입생 김현철에게 파격적이었던 계약금, 그리고 김현철의 수락 결정은 동아기획의 전성기가 90년대 중반까지 연장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현철은 그와 비슷한 시기 동아기획에서 데뷔한 봄여름가을겨울, 빛과 소금 등과 함께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소위 ' 퓨전 가요'의 대중적 성공을 이끌어 냈고, 90년대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여자 가수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장필순과 이소라 가 성공적으로 데뷔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해냈다. 특히 김현철이 만든 영화 "그대 안의 블루" 주제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이소라의 데뷔작(1995년 발표)은 김현철이 앨범 전체 프로듀싱과 타이틀 곡 등 총 3곡의 작곡을 맡았는데 당시 여자 솔로가수로는 최고치인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동아기획의 마지막 전성기를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김현철은 동아기획을 떠난 후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곡가로 활동을 이어갔지만 2006년 이후로는 무려 13년간이나 정규앨범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음악계를 떠나있었다. 디제이, 진행자, TV쇼 프로그램 의 패널 등의 활동은 했지만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지 않아 잊혀진 음악가가 되어가고 있던 김현철은 2019년과 2021년에 정규앨범을 잇달아 발표하며 음악계로 컴백했다.
일본의 시티팝이 재평가되면서 '그렇다면 한국에서 AOR와 퓨전 음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음악가는 누구인가?'같은 일련의 물음표들이 있었는데, 유튜버들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내놓은 음악들 중에 김현철의 초기 음악과 김현철이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장필순의 초기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초기 음악들이 10-20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게되는 걸 보면서 김현철은 다시 음악계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현철이 1989년부터 1994년 사이 동아기획에서 발표한 3장의 정규앨범과 2장의 사운드트랙은 그가 즐겨 들었던 미국 퓨전음악과 데이빗 포스터의 팝/AOR 음악, 80년대 중후반 한국음악계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 어떤날이나 유재하 등에 게서 받은 영향이 잘 합쳐진 스타일로 만들어졌다. 80년대 후반부터 해외여행 및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90년대 한국음악계에 유입되기 시작한 유학파 연주자들, 새로운 악기와 기기들, 그리고 전과는 다른 한국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던 창작자들의 의지가 더해지면서 그의 90년대 발표작들은 점점 더 다채로운 옷을 입게 되는데, 조금씩 변화되는 스타일 속에서도 변함 없이 빛나는 것은 그의 프로듀싱 능력이다. 동시대 서구의 팝과 재즈를 듣던 청취자들과 가요를 듣던 대중들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낼 수 있었던 그의 음악적 재능은 적어도 이 시기 한국에서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그의 데뷔작은 몇 차례 바이닐로 재발매된 적이 있지만 두번째 앨범 32℃ 여름, 세번째 앨범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그리고 <그대 안의 블루> 사운드트랙이 바이닐로 재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의 두번째 사운드트랙 작업인 <네온속으로 노을지다>는 이번이 최초의 바이닐 발매다. 전문가들의 투표를 통해 만들어진 한국 대중음악 명반 리스트가 몇 차례 공개된 적이 있는데 언제나 상위권에 올라가 있는 김현철의 데뷔작 Vol.1 역시 컬러바이닐로 프레싱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이번 동아기획 시대 김현철 앨범 바이닐 제작과 프레싱은 모두 일본에서 이뤄졌고, 2022년 서울레코드페어를 기점으로 만들어진 이 다섯장의 레코드들은 추가 제작이 불가능한 한정반이다.
1989년에 발표된 김현철의 첫번째 앨범의 핵심이 되는 곡들은 Side A와 Side B의 머릿곡으로 낙점된 퓨전 재즈 스타일의 "오랜만에"와 "동네"였지만 이 앨범에서 먼저 히트한 곡은 보사 리듬을 사용한 발라드 "춘천가는 기차"였다. 10대의 감수성이 담긴 가사, 지금도 '세련된'이라는 형용사를 붙일 수 있는 탁월한 음악적 감각, 그의 음악적 우상이었던 조동익을 중심으로 한 당대 최고의 스튜디오 연주자들의 세션 등이 합쳐진 데뷔작은 80년대 말 한국음악계에 도착한 선물처럼 받아들여졌다. 김현철은 한 인터뷰에서 '허점투성이의 음반'이라고 말했지만, 대다수의 평론가들과 음악팬들은 이 음반을 "8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명반" 목록에 넣는데 동의하고 있다. 2018년 Melon, 한겨레와 태림스코어가 전문가의 투표를 통해 집계한 <한국 대중음반 명반> 목록에서 이 앨범은 12위에 올랐다.
l 180그램 아이보리 컬러 디스크
l 양장 사양 싱글 자켓 (tip on jacket)
l 오리지널 음반의 복각 인서트
l 일본 제작 완제품
Tracklist:
SIDE A
A1 오랜만에
A2 눈이 오는 날이면
A3 춘천가는 기차
A4 아침향기
SIDE B
B1 동네
B2 비가와
B3 나의 그대는
B4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