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IDWORK [Pure Elements…]
스스로를 제한된 구역으로 몰아넣고 그 안에서 최대치를 발휘할 때 마침내 생겨나는 소리의 미덕이 있다. 미니멀 한 구성으로 ‘맥시멈 사운드’를 구축하는 작법이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드웨어 악기를 중심으로 각각의 소리 에 존재감을 부여하는 방식을 통해, ACIDWORK의 프로덕션은 자기만의 에너지를 갖는다.
이 7곡의 ‘Pure Elements’는 그가 사용한 하드웨어 악기로부터 탄생했다. RS7000 그루브박스, JV-1080 사운 드 모듈, SH-101와 Alpha Juno-1 신시사이저 등은 시대를 상징하는 악기인 동시에 장르 사운드의 핵심으로 이 용되곤 했다. ACIDWORK는 이런 댄스 음악의 표준이라 부를만한 악기들을 때로 클리셰 그대로, 때로 실험적으 로 활용하며 독창적 패턴과 소리를 찾았다. 그렇게 정수에 가까운 악기로부터 순수한 것을 만들었다. 순수하다는 것은 결국 다른 것이 섞이지 않았다는 말이고, 역설적으로 ACIDWORK는 그의 표현에 따르면 “섞어서 재미있게” 그런 지점에 도달했다.
예컨대 악기 이름 자체가 제목이 된 ‘DRUM-X’에 쓰인 Pearl Drum-X 모듈은 곡의 드럼과 아무 관계가 없다. SH-101의 실시간 베이스라인 컨트롤, RS7000에서 발견한 패드나 코드 소스는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단순 한 가운데 은근히 규칙을 흔드는 쾌감을 준다. 트랜시한 아르페지오가 디트로이트 식으로 강하게 컴프레스된 킥과 만나고(‘Misty Morning’), ‘아웃트로’라고 양보하지 않는 강력하고 무거운 서브가 등장한다(‘Over’). 그렇게 [Pure Elements…] EP엔 기존 댄스 음악의 에너지와 더불어 흔치 않은 방식으로 가공 및 조합한 소리를 듣는 즐거움이 있다.
ACIDWORK는 2015년경 프로듀싱을 시작해, 서울의 음악 신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활동해온 프로듀서다. [Pure Elements…]는 그의 데뷔 EP지만, 한편 자신의 아카이브 일부를 공개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음반이 기도 하다. 그의 음악적 ‘Pure Elements’가 하드웨어 악기와 그 재해석에 기인한다면, 선별의 관점에서 이 EP를 ACIDWORK의 여러 데모 중 ‘Pure Elements’라 구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레이블 WALLS AND PALS의 출발과 함께, [Pure Elements…]는 현재 ACIDWORK의 시선이 어디 머무르는지 보여주는 좋은 단서가 된다.
All Tracks Produced and Mixed In Seoul By ACIDWORK
Mastered By Aepmah @AFMlabSeoul
Graphic Designed By Heesosung
2021 c WALLS AND PALS
WALLS AND PALS는 Mogwaa와 Jesse You가 만든 서울의 레이블입니다. 2021년 Acidwork의 [Pure Elements…] 발매를 기점으로 활동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