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G [Fogesque]
지난 11월 16일 해외에서 선 발매한 바 있는 포그의 “Fogesque”가 국내 유통사 비스킷 사운드를 통해 12월 17일 정오 발매한다.
앨범을 여는 순간, 리버브로 적셔진 기타 사운드는 공간감을 쏟아낸다. 마치 Slowdive를 연상케 하는 심오한 사운드는, 춤을 추는 듯한 멜로디와 속삭이듯 노래하는 목소리가 함께 이들이 만들어낸 공간에 함께 묻어나와 리스너로 하여금 마치 취한 듯, 나즈막한 산책을 하는 착각을 들게 한다. 한마디로, “Fogesuqe”는 이전 곡들과 새로운 곡들을 유기적으로 섞을 수 있는 이들의 능력을 보여주는 기틀이라고 할 수 있다.
Fogesque의 곡 중 네 트랙은 이미 2018년, 밴드캠프 플랫폼을 통해 공개한 데모 앨범 “The Harder We Push, The Faster Well All Get Outta Here”에 수록된 바 있는데, 이 중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곡은 단언 “Dark Room”이다. 앨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트랙은, 프로듀싱을 담당한 드러머 Bang9suk (이환호)의 셀 수 없는 손길을 통해, 끝내 빛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Dehumidifier, 이 트랙의 비장함은 마치 귀에 때려 박는 듯한 기타 노이즈로 바뀌는 순간에 발휘된다. 이런 극적인 전개를 처음 듣게 된다면, 귀에 거슬리는 요소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런 부조화를 달래듯 잇따르는 인스트루멘트의 진행은 우리를 충분히 만족스럽게 달래준다. 아마도, 프로듀싱 역량 향상에 있어 가장 두드러지는 트랙으로 손 꼽을 수 있음에 틀림이 없다.
새롭게 공개한 트랙들은 정통 슈게이즈 장르에 그들 포그만의 스타일을 다시 한번 잘 녹였음을 확인시켜준다. “Nocturne”의 후렴구는, 전 앨범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데, 몰아치는 기타와 함께 스며드는 멜로디는 앨범의 음색이 고조에 다다랐음을 깨닫게 한다. 한편, 그런 극적인 순간이 지나고, 서서히 바래는 Nocturne의 긴장감은 우리로 하여금 아쉬움이 들게 할 여유도 주지 않고 “Listless”와 “Acid Dream”을 연달아 들려줌으로 “Nocturne”의 여운을 가지고 간다.
앨범 중간에 수록돼 있는 통통 튀는 발랄한 드림팝 트랙, “Dearest”는 다음 트랙 “Space Space Space Shuttle”을 들려주기 전 잠깐 입가심을 할 시간을 벌어주는 밴드의 전략이라고 할까. Dearest가 끝난 뒤, Space Space Space Shuttle부터 마지막 트랙인 Dark Room까지, 우리는 다시 포그가 만들어낸 공간으로 빠져들게 된다.
한편, 2년이 가까이 되는 빌드업의 시간을 통해서, Fogesque는 포그가 한국 슈게이징의 최전선에 있음을 증명하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뒤를 계승할 만한 슈게이징 물결의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미래는 분명히 밝으며, 포그의 깊은 사운드는 한국 바깥의 리스너들의 더 많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Fogesque”는 그저 시작일 뿐이다.
이들의 앨범은 그들의 밴드캠프를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으며, 100장 한정으로 제작된 한정판 CD 역시 밴드캠프 플랫폼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Originally written by Matthew Bedford (aka. Muso japan)
CREDIT
보컬 & 기타 - 신경원
기타 - 류강현
베이스 - 오승준
드럼 - 이환호
작곡 - 신경원
작사 - 신경원
편곡 - 신경원, 류강현, 오승준, 이환호
믹싱 - 이환호
마스터링 - 이환호
앨범 커버 디자인 - 이환호
PUBLISHED BY BISCUIT SOUND